" 전통문화체험에 푹빠진 아이들 "
전통문화, 어딘지 모르게 어린이들과는 관련이 없을법한 단어다.
그런 고리타분한 이미지의 전통문화가 새롭게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 10월 6일 추석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가위 전통놀이마당'은 전통문화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긴 행사였다. 줄타기와 국악기, 민속놀이체험과 마당놀이공연으로 이루어진 이날 행사는 전통문화가 먼 딴나라의 문화가 아니고 우리가 즐기고 가꾸어야할 우리의 문화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광장에서 열린 전통문화 체험마당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이날 처음으로 시도된 국악기체험마당이다.
풍물강사가 장구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통 국악기를 전시하고 한번 소리를 내보는 정도에 그쳤으나 이날 체험마당은 행사를 진행한 한국국악교육원의 풍물강사가 직접 나와서 장구와 북, 꽹가리, 징 등을 연주하는 방법과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장단을 가르치고 함께 어울려 연주까지 함으로써 신명나고 흥겨운 국악의 멋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장구를 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다.
이날 가족단위의 참가객들이 꼭 한번씩 들린 코스가 줄타기 체험마당이다.
줄타기하는 외국인
어린이들 줄타는 모습을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외국인들
줄타기는 본래 남사당놀이의 하나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6호로 지정되어 있다. 영화 '왕의 남자'로 최근에 널리 알려졌는데 높은 줄에서 갖가지 묘기를 부리는 줄타기를 보는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낮게 매어논 줄을 실제로 타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평생 추억에 남을 일이다. 특히 이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들이 고깔을 쓰고 부채를 들고 줄타기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사진에 담아두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광장에서의 전통문화 체험에 이어 박물관 로비에서는 두편의 마당놀이가 공연되었는데 추석날임에도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찼다.
객석을 꽉메운 관객들
마당놀이는 '똥벼락'과 '심청이는 외로워' 두편이 연달아 공연되었는데 특히 '똥벼락'은 관객들의 높은 호응 속에 공연되었다.
판소리에 탈춤과 꼭두극, 민요 등을 다양하게 결합시킨 '똥벼락'은 김부자가 30년 머슴을 산 박서방을 내보내면서 농사짓기 어려운 자갈밭을 주었으나 도깨비의 도움으로 김부자집 똥을 모두 논으로 날라 농사를 잘짓자 김부자가 샘을 내어 내 똥을 모두 내놓으라 하자 도깨비가 다시 똥을 김부자집 마당으로 날라 김부자가 똥속에 파묻힌다는 재미있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똥벼락중 김부자와 박서방의 대화
이날 똥벼락이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줌은 물론 모심기 등 농사일을 어린이들이 직접 무대에 나와서 체험하게 함으로써 교육적인 효과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동요와 민요 등을 관객과 함께 부르도록 유도함으로써 출연자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공연양식을 보여주었다.
모심기에 참여할 아이들을 뽑는 모습
무대에 나와 모심기체험을 하는 아이들
모심기를 끝낸 모습
마당놀이 '똥벼락'이 훌륭했던 점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맟추어 마당놀이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어른용의 공연을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듣기를 강요하는 국악공연이 아직도 많음을 볼 때 민들레극단의 이런 시도는 박수를 받아 마땅할듯 싶다.
1부의 마당놀이 '똥벼락'에 이어 2부에서는 마당창극이라는 이름을 내건 '심청이는 외로워'가 공연되었다.
마당창극 '심청이는 외로워' 중
마당창극 '심청이는 외로워'는 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으로 기발한 착상에 수궁가의 장면이 나오는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들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나 전체적인 진행이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흠이었다.
아무튼 이날 전통문화 체험과 마당놀이 공연을 보기위해 입장한 총 1500여명의 관객들은 박물관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재미있고 흥겨운 하루를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또 아이들에게는 오랫동안 남을 소중한 추억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로 남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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