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국악사 회고와 전망
20세기 국악사이야기/ 마지막회
" 20세기 국악사 회고와 전망 "
이 시간에는 지금까지 20세기 국악사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을 총 정리하고 21세기 국악사를 전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세기 국악사는 한마디로 '외래음악의 수용과 전통음악의 위축'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양과 일본을 중심으로 들어온 이들 외래음악은 사실상 전통음악의 기반을 흔들고 새로운 주류음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대중들의 음악적 감수성은 이들 음악에 길들여졌고 오히려 국악을 들으면 생소한 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시대조류와 음악정책, 또 대중들의 음악 취향 등 다양한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습니다마는 한편으로는 이것이 우리국악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인데요, 오히려 이러한 외래음악이 정체되어 있는 국악에 자극이 되면서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20세기 국악은 사람으로 치면 간신히 목숨만 유지한 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우리 국악사를 볼 때 외래음악의 수용 후에는 반드시 그것을 우리음악화 해서 좀더 다양한 음악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난 100년은 외래음악의 충격시대로, 앞으로 다가올 21세기는 외래음악의 완전한 한국적 수용의 시대로 전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21세기에는 외래음악을 한국화해서 우리 국악의 영역을 넓히는 일에 좀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면 지금의 국악관현악 편성에 서양이나 아시아 다른 나라의 악기를 보완해서 편성한다든지, 국악기를 새 시대의 음악에 맞게 완벽하게 개량을 한다든지 하는 문제는 21세기에 반드시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이나 KBS국악관현악단 등 많은 악단이 일부 악기를 개량악기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전향적인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또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도 눈을 돌려 국제적인 음악교류와 우리음악문화의 전파에도 힘을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20세기가 암울한 국악시대였다면 21세기는 희망찬 국악시대가 될 것을 기원하면서 이 시간을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