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여행/국악칼럼

국악교육, 제대로 한번 시켜봅시다

국악사랑 2007. 6. 2. 00:01
 

                      " 국악교육, 제대로 한번 시켜봅시다 "


얼마 전에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난 적이 있는데 이런 저런 얘기 끝에 국악에 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의 말인즉슨 자기도 한국인이라 당연히 국악을 좋아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였다. 가끔 TV에서 국악을 접해도 외국음악처럼 멀리 느껴지고 또 재미도 없어서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국악을 싫어하는 것이 어떤 이유 때문인지를 다시 나에게 되물어 왔다. 국악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자주 듣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그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해서 들려준 적이 있다.


국악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낮은 선호도는 사실 일반사람들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왜 우리의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까?


기업체에서 물건을 새로 만들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그 물건을 널리 알리기 위한 광고전략이다. 무차별적인 광고를 통하여 그 물건의 품질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이 그 물건에 대하여 친근감을 갖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품질이 아무리 우수해도 적절한 광고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판매 전략에 이상을 가져오기 쉽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서양음악은 이미 일제시대부터 국민들의 뇌리에 끊임없이 주입되어 왔다. 말하자면 일방적인 광고를 한 셈이다. 반면에 국악은 국민들의 근처에 접근하기도 힘들었다. 국악과 일반국민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큰 장벽이 놓여져 서로의 교통을 방해해 왔다. 이러한 불균형이 해방을 지나 현재까지 이어져 왔기 때문에 해방이 된지 60여년이 지난오늘날에 있어서도 국악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국민들의 머리 속에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국악을 국민들의 마음속에 심어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바로 교육이다. 교육을 올바로 시키는 것, 국악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알려주는 것, 이것이 국악을 국민의 음악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지금까지는 양악교육만 시켜왔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를 거쳐 중,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양악이요 국악은 단지 교과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장식물에 불과했다. 교과서에 수록된 국악은 이제 학교에서도 국악이 제대로 가르쳐지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학교에서만 가르쳐 질뿐이다. 다행히 정부에서 국악 강사풀제 등을 통해 원하는 학교에서 국악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국악강사를 파견하여 일정시간 국악교육을 시키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교에서 국악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또한 짧은 교육시간으로 인해 질 높은 국악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국악교육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다. 국악교육을 시키려 해도 국악을 가르칠 선생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교육을 뒷받침할 교재와 시청각 자료, 악기들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년 대학 국악과를 졸업하는 졸업생들이 수백 명에 이른다. 이들은 국악관현악단에 입단하는 극소수의 졸업생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실업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들을 국악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양악전공자 중심의 교사임용 시험제도를 고치고 각급 학교에 국악전담교사를 두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교육과정을 개혁하여 국악과 양악이 동등하게 가르쳐지도록 함으로써 초, 중등학교의 음악교육을 정상화 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종 교재와 자료, 악기 등의 구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예산을 들여 시급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국악교육, 이제라도 제대로 시켜야 다음 세대에서 국악이 우리의 국민음악으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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