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으로 찬송을 ”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서양음악은 약 1세기 전 서양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찬송가와 함께 급격히 수용돼온 음악이다. 서양의 음악형식으로 만들어진 찬송가는 서양음악 문화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1세기가 지난 오늘에도 찬송가의 음악양식은 크게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불려지고 있다. 찬송가의 음악양식이 변해야 되는 이유는 현재 불리는 찬송가의 가사와 가락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노래는 서양음악의 운율을 따르면서 가사는 한국어의 운율을 따르기 때문에 노래와 가사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어색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부조화는 종교의식에서 신앙심을 깊게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사만 우리말로 부를 것이 아니라 가락도 우리가락의 특성을 살려 노래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더 깊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종교음악의 토착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프리카의 음악언어로 찬송을 드리고 있고, 또 다른 지방에서는 그 지방의 음악언어로 찬송을 드리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도 이제 그 토착화를 위해 변신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찬송가를 우리 식으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국악선교회(대표/황대익)는 1984년부터 천여 회의 국악공연을 통해 우리 음악을 기독교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한국국악선교회가 주로 관심을 둬온 것은 국악성가와 국악동요의 보급인데 이를 위해 그동안 많은 음반을 출반해왔다.
국악성가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1988년부터 '국악성가의 밤'을 매년 개최하면서부터이다. 약 5년여에 걸쳐 많은 관현악곡과 합창곡 등이 발표됐다.
또 국악실내악단 슬기둥(대표/이준호)이 공연과 음반을 통해서 크리스마스 캐롤 등을 국악으로 만들어 보급한 것도 국악성가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조를 했다. 그리고 예가회(대표/문재숙)도 창작 가야금 병창곡을 중심으로 찬양음악을 발표해 오고 있으며 가톨릭 우리소리관현악단(대표/김종국)과 우리맥소리 합창단(대표/최지애)도 국악성가의 창작과 보급에 힘써왔다.
이러한 창작 국악성가의 보급은 지금은 미미한 정도지만 앞으로는 많은 교회를 통해서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문화든지 변화와 발전이 없으면 침체되고 도태되기 마련이다. 한국 기독교 음악은 이제 시대에 맞는, 또 이 땅의 음악문화에 바탕한 음악으로 다시금 탄생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토착화를 통해서 한국의 기독교음악은 보다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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