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음악, 국악과 접목시키자 "
보통 불교음악이라고 하면 범패나 화청, 회심곡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불교음악은 영산재 같은 특별한 불교의식을 제외하고는 거의 불려지지 않고 있다. 대신 찬불가라고 하는 새로운 곡들이 불교합창단에 의해 불려지고 있다.
이 찬불가는 1920년대 백용성 선사로부터 시작되는데 용성 선사는 '왕생가'와 '권세가' 등 신민요나 창가 풍의 찬불가를 작곡해서 포교활동에 이용했다. 이때는 창작 찬불가뿐만 아니라 잘 쓰지 않는 찬송가 중에서 곡을 빌려다가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찬불가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0년대 들어서 인데 이때 청소년 신도들을 중심으로 창작 찬불가가 널리 보급되게 된다. 이 운동이 1980년대 들어 꽃을 피우게 되는데 현재 불리고 있는 대부분의 찬불가가 이 시기에 만들어 졌다. 또 각 사찰마다 합창단이 창단되고 이를 중심으로 불교 음악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이들 찬불가의 대부분이 양악 적인 음악양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전통 불교음악의 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1990년대 들어 불교음악에 질적인 변화가 오게 된다. 즉 국악에 뿌리를 둔 불교음악을 만들어서 전통불교음악의 맥을 잇자는 것이다.
불교음악에 국악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1980년대에 불교음악에 귀의한 변규백이 불교음악과 전통음악의 접목을 시도한 것을 시작으로 '제 3세대 불교음악연구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정부기와, 1988년에 불교의식에 신디사이저와 소금 등을 입혀 음반으로 내놓은 김영동 등이 산발적으로 시도하였으나 불교음악에서 국악적인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박범훈의 국악 교성곡 '붓다'로부터라고 하겠다.
박범훈은 '붓다' 이전에 불교 무용음악 등을 발표하긴 했으나 '보현행원', '부모은중송' '용성' 등의 대형 교성곡을 통해서 불교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무상계'나 '찬미의 나라' 등 독창이나 중창곡들도 많이 발표를 했는데 이를 통해서 불교음악이 국악과 본격적으로 접목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불리고 있는 찬불가와 불교의식음악의 대부분이 찬송가풍 등 서양음악 적인 성격이 너무 짙기 때문에 종교적 특성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전통불교음악의 맥을 잇고 불교음악다운 불교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악과 불교음악의 접목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양악인과 국악인이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얶매이지 않고, 바람직한 불교음악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불교 음악인으로서의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이번 석가탄신일에는 국악과 불교음악이 함께하는, 극히 불교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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